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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부랭이/동우군과 이것저것.

18화. 동우군과 사람 잡는 로딩

  90년대에 게임 좀 잡아 본 사람이라면, 이미 네오지오CD의 로딩 이야기는 익숙할 겁니다. 네오로딩 초창기에야 7MB의 크고 아름다운 메모리를 이용해 롬카트리지처럼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있었지만, 후기로 갈수록 게임의 용량도 커지고 따라서 로딩도 늘어나게 됐지요. 심지어는 그 메모리로도 모자라서 프레임이 잘려나간다거나 하는 게임도 종종 나타났습니다. 오락실이랑 똑같다며 물론 SNK도 바보는 아닌지라 CD의 남아도는 용량을 이용해 이것저것 얹어주었기 때문에 로딩을 감수하고서라도 네오CD를 택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어요. 물론 저도 그 중 한 사람.

  오늘 이야기할 막말낭만 제 2막 - 월화의 검사 ~ 달에 피는 꽃, 흩어져 가는 꽃 ~ 역시 이런 게임 중 하나. 어마무지한 로딩 + 잘려나간 데이터의 조합으로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임입니다. 저는 네오CD로 발매된 게임은 어지간해선 네오CD로 하는 편이지만, 이 게임만은 드림캐스트판을 따로 구해야 했지요.


역시나 풍성한 메뉴 화면. 여기서 스타트 게임을 선택하면...


일단 로딩 화면이 나옵니다. 대충 18초 정도.


캐릭터 선택화면 로딩이었군요. 역시 옵션에서 데모 표시를 끌 걸 그랬지요.


캐릭터를 선택하면 또다시 로딩... 이번 로딩은 20초 정도네요.


대결할 캐릭터와 스테이지 인트로가 나옵니다.  


그리고 또 로딩. 사나다 코지로 씨 은근히 무섭게 생겼습니다. 이번 로딩은 약 32초.


드디어 게임 화면이 떴습니다. 여기까지 로딩만 1분 넘게 했군요(...).


근데 또 로딩 화면이 뜹니다. 아까 로딩은 캐릭터들이 인사하는 장면 불러온 건가 봅니다 .


40초 정도(...)의 로딩을 또 기다려서 겨우 시작. 여기까지 로딩만 대략 2분.
3라운드제 시합은 길게 놀아봐야 3분입니다(...).


당연히 승리대사 표시 전에도 로딩. 그리고 다시 반복...


메모리가 모자랐던 건지 첫 라운드 승리포즈는 없습니다(...).
그 외에도 사망 연출이라든가 등등이 잘려나갔지요. 

  뭐, 로딩이 조금 지랄맞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게임은 좋습니다. 한창 SNK의 리즈 시절에 나온 거라서요. 망했지만
SNK의 칼부림 게임이라면 역시 사무라이 스피릿츠 시리즈가 인지도는 좋지만, 이쪽은 이쪽대로 나름의 맛이 있어요. 망했지만 힘 모드와 기 모드의 시스템 선택이라던가, 버튼을 이용한 튕기기 공방이라던가, 하여간 사무라이 시리즈가 신중하게 눈치보면서 한방을 노리는 게임이라면 이쪽은 적극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만들어 내는 느낌이거든요. 망했지만 특히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에는 바람의 검심이 한창 연재 중이었는데, 시대 배경이 비슷한 시기라 그 때문에 흥미를 가졌던 사람들도 꽤 있었던 것 같군요. 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하는 게임인데 후속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아쉽습니다. 망했으니까


제가 주로 쓰는 캐릭터는 극 모드의 사나다 코지로. 잠재오의는 참 멋진데 맞출 수가 없다는 게 문제죠.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튕기기. 성공해도 실패해도 연속기 한 세트.


오의에서 초오의로 연결하는 승화. 네오CD판은 연출이 조금 휑하네요.


CD로 나온 덕분에 이벤트의 대사는 모조리 음성지원.


숨겨진 캐릭터(?) 중 하나인 코테츠.
매뉴얼에 적혀 있는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코테츠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 그 뒤는  직접 확인해 주십시오.


월검 시리즈에 관한 퀴즈를 푸는 미니 게임. 드캐판엔 이것 대신 화투 게임이 들어 있지요.


유일하게 엔딩이 2종류였던 히비키. 다만 네오CD판에선 하나가 삭제되었습니다.
대전 상대를 죽일 수 없어서 조건을 만족시킬 수가 없거든요(...). 

  말 나온 김에 드림캐스트판에 대해 한 마디. 보통 격투게임은 시작 전에 로딩이 끝나고 대전 중에는 디스크가 공회전하는 게 보통인데, 드캐판은 대체 뭘 읽고 있는 건지 대전 중에도 계속 렌즈가 움직입니다. 덕분에 기껏 힘들게 구해 놓고 렌즈 나갈까 무서워서 못 하고 있어요. 이식도는 물론 네오CD판보다야 좋지만 완전히 아케이드판 같지는 않아서 조금 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