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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부랭이/동우군과 이것저것.

17화. 동우군과 인류의 역사적 발명품

  아마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버쳐파이터3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그래픽이 정말 경이적이었지요. 모델3 기판의 게임들은 지금 보아도 그리 나쁘지 않은 그래픽을 보여주는데 그 첫 게임이었으니까요. 처음 보았을 때 했던 생각은 '세가 이 녀석들이 단단히 미쳤구나'와 '이건 새턴으로 못 나오겠구나'였어요. 까놓고 말하자면, 그래픽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판에 300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만.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체감형 레이싱 게임들이 200원 하던 시절이었거든요. 장사가 안 돼서 한달만에 백원으로 떨어진 건 비밀
 
  대부분의 새턴 유저들이 거의 포기 상태에서도 '그래도 혹시...'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고 당장 스즈키 유가 어떻게든 이식해 내겠다며 유저들을  낚았안심시켰지만, 파이터즈 메가믹스를 보며 희망은 절망이 되었고 결국 세가가 드림캐스트를 발표하며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야 어차피 드림캐스트도 나오면 살 계획이었기 때문에 새턴으로 나와서 말도 안 되는 이식도를 보여주느니 차라리 드림캐스트로 나오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정작 버파3를 제작한 AM2연은 새턴으로 제작 중이던 셴무를 드림캐스트로 옮기느라 바쁜 상황이었고, 세가는 이 초대형 타이틀의 이식을 겐키에게 맡기는 병신짓대인배적 면모를 보여 주었습니다. 결과는? 다들 알고 계시는 그대로입죠, 네.

  원작에서 볼 수 있던 그 많은 오브젝트들은 단순해지거나 아예 삭제되었고, 캐릭터의 모델링(특히 관절 부분)은 안쓰러울 정도, 수많은 버그에, 원작과는 다른 판정 처리 등으로 이게 그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의 이식도. 여기에 덤으로, 가정용 격투게임으로는 처절할 정도로 허술한 구성 덕분에 많은 유저들이 눈물을 삼켜야 했지요. 지금 와서도 XBLA 등으로의 완전 이식을 바라는 유저가 많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안 나오겠지, 세가니까
  데이토나 때에도 이야기했지만, 하여간 겐키 이 ㅅㅂㄻ들아!!!!


이식된 건 팀배틀 버전인 VF3 tb. 물론 1:1 모드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새로 도입된 고저차의 효과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파이의 스테이지. BGM이 참 좋았는데.


버파3의 링아웃은 그냥 장외라는 느낌보다는 부상 혹은 사망이라는 느낌.


tb의 듀랄은 맞으면 맞을수록 투명해지고 가벼워집니다. 띄우기 한방에 저 높이.


전철에 치이는 기믹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이꼴이 되면 다운 공격으로 편히 보내 주는 게 도리.


유일하게 링아웃이 없는 사막 스테이지. 다만 드림캐스트 버전에선 무한 필드가 아닙니다(...).


은하철도 999(?) 역시 그대로 이식. 이런 것보다 게임에 신경쓰라고!!


원래는 그냥 경량 캐릭터였는데, 드캐판에선 아오이 급의 초경량 캐릭터가 된 사라. 좋은 건가?


아마도 이게 가장 유명한 버그일 겁니다. 배가 뒤집히자 공중 부양으로 버티는 캐릭터들.


격투 게임인데 대전 모드가 없어요. 대전을 하려면 난입하는 수밖에.
근데 이긴 사람은 캐릭터를 다시 고를 수가 없습니다(...).


트레이닝 모드는 있지만 더미가 반항합니다. 보통은 플레이어가 반항하는 듯한 느낌.


순제의 포옥 파인 골반도 안쓰럽지만...


스크류바가 되어버린 저 팔 좀 어떻게 안 되나...


영상을 재생하려 하면 등장하는 주의 문구.
무비를 재생하기 전에 반드시 저장하십시오.
왜냐하면 반복 재생에 취소가 안 되거든요. 리셋 필수(...).


PC의 CD-ROM에 넣으면 볼 수 있는 샘플_게임_타이틀의 위엄(...).

애드버타이즈 데모. 지금 보니 조금 엉성한 느낌이네.

엔딩 영상은 예전에 올린 적이 있으니 그쪽으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