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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부랭이/동우군과 이것저것.

16화. 동우군과 하늘을 달리다

  이제 와선 그냥 추억거리가 되었지만, 한 때 사이쿄라는 이름이 게임의 재미를 보장해 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라이덴 이후 국민 슈팅 게임의 지위를 획득한 스트라이커즈 1945라던가, 절륜한 사이즈(?)로 꼬꼬마들의 눈길을 끈 전국 블레이드(텐가이)라던가, 하여간 처음 보는 슈팅 게임이라도 PSIKYO라는 로고가 붙어 있으면 부담 없이 동전을 집어 넣을 수 있었지요.

  개인적으로 슈팅 게임은 별로 좋아하질 않지만 금방 죽으니까 그나마 가끔 했던 게 바로 전국 블레이드와 건버드2였습니다. 전국 블레이드야 무녀님 때문에 당시만 해도 슈팅 게임은 닥치고 비행기가 나와서 깽판 부리는 장르였는데 이 녀석들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꽤 강조된 모습이었거든요. 비슷한 이유로 에스프레이드에도 흥미가 갔었지만 이쪽은 뉴타입 전용이라...

  어쨌든 시간이 흘러 이 건버드2가 드림캐스트로 이식된 후에야 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뭐 바다 건너 섬나라에야 노미스 노봄으로 500만점씩 찍는 괴수들이 있는 모양이지만, 저야 닥치고 엔딩 보려고 산 거니까요. 난이도는 당연히 1(Baby)로 고정. 게이머의 자존심이요? 족구하라 그래요...

  이 드림캐스트판 건버드2는 캡콤에서 이식을 맡았는데, 꽤 추가 요소가 많습니다. 모든 이벤트 대화에 음성 지원 추가라던가, 각종 일러스트를 볼 수 있는 갤러리 모드라던가, 숨겨진 캐릭터였던 아인을 처음부터 사용할 수 있다던가, 결정적으로 추가캐릭터로 모리건이 나옵니다. 뭐 제가 이것 때문에 드캐판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특히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2캐릭터 모드인데, 원래 건버드2는 둘이서 즐길 때 캐릭터 조합에 따라 인터미션의 대화나 엔딩이 달라지게 됩니다. 혼자 할 때와 둘이 할 때 볼 수 있는 내용이 다르고, 둘이 할 때에도 어떤 캐릭터를 고르냐에 따라 모두 다른 내용을 볼 수 있는 거죠. 그치만 이 화창한 봄날씨에 방에서 게임이나 하고 있는 방구석 폐인에게 같이 게임을 할 친구가 있을 리 없잖아요? 여기서 2캐릭터 모드를 사용하면, 어머나! 신기해라, 혼자서 2인용의 스토리 모드를 즐길 수 있는 거죠. 물론 페널티는 있어서, 1인 모드와는 달리 캐릭터를 셋(알카드, 마리온, 발피로)밖에 고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는 훼이크고, 사실은 다 고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인+α의 엔딩을 본 후에 울고 불고 짜도 소용 없습니다


  굳이 이 게임의 단점을 꼽으라면 VGA 미지원 정도? 어차피 드림캐스트로 나온 캡콤 2D 게임은 VGA로 물리면 기막힌 도트를 보여주니,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닌 것 같지만요.

  덤으로 비기 커맨드는 메뉴 화면에서 ↓↓↓↑ ↓↓↓↑ ↓↓↑↑ ↓↑→(여기에서 효과음이 나면 성공). 효과는 2캐릭터 모드에서 전캐릭터 사용가능 + 갤러리 모드 완전 개방.


전작의 어떤 변태 때문에 아이가 되어 버린 마리온.
원래의 나이로 돌아가기 위해 만능약을 찾지만...


흔히 나오는 악당 3인조.


다른 회사 게임에 나와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모리건씨.
스토리만 보면 이 게임 최강 캐릭터.

성능은 똥망캐


마지막 약점을 없애기 위해 만능약을 찾는 드라큘라 씨.
사실 그의 약점은...


건버드2에선 본격 게이 돋는 아인.
폭탄 연출이 Ang합니다. 게다가 저 장미는 득점 아이템.




갤러리 모드에서 볼 수 있는 일러스트.


아케이드판에선 최종보스(약의 신)가 코끼리였는데 드캐판에선 강아지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의 약국 마스코트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엔딩은 하나같이 나사 빠진 내용. 특히 아인이 낀 2인용 엔딩은 충격과 공포입니다.


니코니코 동화에 올라온 일본 전국 1위(= 세계 신기록)의 플레이 영상. 이거 사람이 하는 거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