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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부랭이/동우군과 이것저것.

15화. 동우군과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

  90년대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애니메이션을 꼽으라 하면 아마도 제일 많은 사람들이 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로봇물에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클리셰에 더해서 살짝 이해하기 어려운(= 뭔가 폼나 보이는) 대사와 연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망가져 가는 등장인물들과 이게 뭐야 싶은 엔딩까지. 뭐 저도 재미있게 보기는 했습니다. 당시엔 뭉텅뭉텅 잘려나간 정식 비디오판밖에 없긴 했지만요.

  오늘 이야기할 게임은 이 에반게리온을 가지고 세가가 제작한 게임 신세기 에반게리온 - 2nd 임프레션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다가 중간중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분기되는 평범한(?) 어드벤쳐 게임이지요. 단순히 선택지로만 분기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고 히로인들의 호감도나 전투에서의 행동에 따라서도 결과가 갈리기 때문에 꽤 복잡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당시에 가장 큰 난관이었던 건 당최 뭐라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점이었지만요. 그 때는 일본어 듣기가 영 젬병이었으니...

  이런 장르의 게임으로서는 꽤 잘 만들어진 편인데, 한 가지 문제가 바로 폴리곤을 이용한 전투신. 에바와 사도의 폴리곤 모델은 새턴치고는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연출이 문제였어요. 이쪽에서 휙! 하면 저쪽에서 쾅! 이라니. 무슨 게임보이판 슈로대도 아니고 게다가 원하는 루트로 가기 위한 조건 맞추기를 감안해도 전투가 너무 쉬워서 긴장감이 없네요. 제게서 새턴까지 통째로 빌려갔던 한 친구는 전투에 들어가면 만화책 보면서 발로 플레이했을 정도. 사실 지는 게 더 어렵다

  오리지널 캐릭터인 마유미의 존재감이 약한 것도 조금 불만. 뭐 진행 루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에 묻히는 감이 있네요. 내가 단발머리 취향이라 그런가


제 11사도 이로울과 제 12사도 레리엘 사이에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사도가 있었다... 는 설정. 


아스카가 그리고 미사토가 교정(...)을 본 낙서.


기본적인 화면은 이런 식.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저 사이즈에 저 화질은 조금 아쉽네요.


역시 맥주로 시작하시는 미사토 씨.


혼자 열내다가 신지에게 알몸을 보이고 마는 아스카.
이런 기믹이 강철의 걸프렌드에서도 나오지요.


이 아가씨가 오리지널 캐릭터인 야마기시 마유미. 일단은 스토리의 핵이 되는 인물입니다.
루트에 따라서는 얼굴 한 번 못 보고 끝나지만


플러그슈츠에 안전모를 뒤집어쓴 레이의 모습은... 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참 얼굴 보기 힘든 카지 씨. 그나마도 아스카를 밴드에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 역할밖에...



바보 둘과 반장은 공기에 가까운 존재감.
뭐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입니다만...


전작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지구방위밴드. 이번의 보컬 후보는 마유미와 아스카 둘입니다.


원작의 명장면도 띄엄띄엄 삽입. 서비스, 서비스!


문제의 전투. 모션도 엉성한데다 연출은 박력 제로. 아오, 힘 빠져.


목표를 센터에 넣고 스위치.


전투 중 이벤트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요. 폭주 이벤트 조건이 어떻게 되더라...


플레이한 내용을 저장해서 다시 보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딱 애니메이션 1화 분량.


에바에서 빠질 수 없는 예고편도 물론 있습니다. 내용은 게임에서 볼 수 있는 6가지 에피소드에 관한 것.


팬을 위한 덤은 꽤 충실한 편이에요.
일러스트라던가, 사운드트랙이라던가, 쓸데없는폴리곤뷰어라던가, 미니게임이라던가...

오프닝 영상은 TV판과 동일하지만 자막이 없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제 친구는 이게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아마도 이게 베스트 엔딩인 듯. 혼자 스탭롤 연출이 다르네요.
자막은 귀차니즘으로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