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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잡담.../이것저것.

이것저것.

1. 길
 주유소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개중에는 단 얼마라도 기름을 넣고 길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사무실 앞에 차를 대는 사람도 있고, 혹은 저 멀리(주유소 영역 밖에) 차를 대고 뛰어와서 물어보는 사람도 있네요. 그런데 간혹 저 멀리 차를 대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이나 많으면 모를까 이런 사람을 보면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더군요.
 지방의 소도시가 대부분 그렇지만, 제가 살고 있는 제천 역시 대부분의 도로가 원래 나 있던 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길을 설명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사는 동네처럼 아예 논밭을 갈아 엎고 생긴 곳이 아니면 다들 길이 삐뚤삐뚤 삐딱삐딱 나 있지요. 그래도 예의를 갖추어 물어보시는 분께는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을 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도 나이 서른 정도나 되었을 청년이 저 멀리에 차를 대고 클랙션을 몇 번 누르더니 손을 까딱까딱 해서 부르더군요. 냉큼 뛰어갔더니 주유소 바로 뒤에 있는 아파트(제가 살고 있는) 단지의 위치를 묻습니다. 평소 같으면 티꺼운 말투로 '바로 저기래요' 하고 말았겠지만, 공교롭게도 오늘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돌아가는 거리도 거리입니다만, 저 경로의 포인트는 동쪽 부분에서 가로지르게 되는 언덕이지요. 저 길은 물론 차가 다닐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어지간한 중형 승용차로는 좌우가 꽉 차는 정도이거든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제가 그려준 약도에는 각 커브의 각이 크게 무디어져 있습니다(...).

 2. 쥐
 아침에 주유소 문 앞에 무슨 털뭉치 비슷한 게 꿈틀거리길래 살펴봤더니 새끼 쥐더군요. 크기는 대략 엄지손가락 사이즈. 쥐라면 이를 박박 가는 저로서도 이 정도의 새끼는 차마 내칠 수 없어서 그냥 두긴 했는데 점점 주유기 쪽으로 다가가지 않겠습니까. 저러다간 비명횡사하겠다 싶어 부스 아래에 넣어 두었더니 어느새 도망가고 없네요.
 

그래도 나름 귀엽긴 하더군요.



 3. 비
 오늘은 비가 참 시원하게 내렸습니다. 군대에서는 이 정도의 비가 내리면 어디 무너지진 않을까, 정화조는 무사할까, 도로 보수는 얼마나 해야 할까, 등등으로 걱정했습니다만 이젠 아주 마음이 편하네요. 그러고보면 겨울에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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