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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잡담.../애매모호 잡담

안개. 2007/09/12


문득 밖을 보니 안개가 뽀얗다.
베란다에서 아래 주차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
오랜만이다.

물론 안개야 여기저기 많이 볼 수 있는 것이고,
특히 군 복무한 지역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고향의 안개는 각별하다.

고등학교 시절에
이렇게 안개가 짙은 날에
학교 가는 논둑을 혼자 걷고 있으면
왠지 든든한 기분이 되곤 했었다.

시야는 반경 2미터.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 안에는 나 혼자만.

창틀에 기대 담배를 태우면서
문득 그 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다.

뭐든지 될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10년 전.

지금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