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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잡담.../애매모호 잡담

버파2 에뮬레이팅 기념 잡소리.


1. 1편이 처음 나왔을 땐 그 독특한(?) 조작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에, 커맨드를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가령 아키라의 맹호경파산(앉은 상태에서 →P)의 커맨드를 파동권의 그것으로 착각한다거나, 재키의 서머솔트킥(↖K)의 커맨드가 가일의 그것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거나 등등... 여기에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다운 공격이라던가, 드래곤볼에서도 재현되지 않았던 링아웃 등의 요소가 겹쳐, D군(?)에게 버파는 그저 몹쓸 게임 중 하나로 묻혀져 갔었지요.

2. 1편의 PC판이 국내에 발매될 즈음에 모 잡지에서 게임의 소개를 겸하여 기술표를 간략하게 실었는데, 기자의 실수였는지 혹은 무지였는지, 하여간 2편의 기술표가 실려 있었습니다. 덕분에 D군과 H군은 1편을 잡고 붕격운신쌍호장을 연습하겠다고 쌩쑈를 했었는데, 또다른 D군이 비웃음을 절반 가량 섞어 알려줄 때까지 근 한달을 그러고 있었습니다.

3. 결국 D군은 붕격운신쌍호장을 마스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새턴판 버파2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새턴판에는 트레이닝 모드가 존재하지 않았지요. 다행히 옵션이 꽤 친절했던(?) 덕분에 체력과 시간을 무한으로 설정하고 링 크기를 최대한으로 만든 후 대전 모드를 시작하면 트레이닝 모드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D군은 붕격운신쌍호장을 완벽하게 익혔지만 패드로 연습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3편이 드림캐스트로 발매되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었습니다.

4. 아케이드판 버파2의 제작에는 상당한 노가다가 동원되었는데, 그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파이와 라우가 입은 옷의 자수 문양입니다. 모델2 기판은 당시 신기술이었던(...) 텍스쳐 맵핑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16색조의 단색 텍스쳐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자수 문양을 텍스쳐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했었지요. 결국 이 부분은 색의 경계선에서마다 폴리곤을 따로 만들어주는 노가다를 통해 구현했다고 하더군요.

5. 새턴판 버파2는 이식 꼼수의 교과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편법이 사용되었었지요. 간단하게는 배경을 2D로 만들어버리는 것에서부터, 쉐이딩을 생략하고, 어지간한 건 텍스쳐로 대체하고, 뗏목은 땅 위로 올라오고, 심지어는 링 자체도 2D 그래픽으로 만들 정도였으니까요. 아케이드판의 제작 스탭이야 빵빵한 기판 능력을 사용해서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었겠지만 그걸 이식하는 사람은 때려치우고 싶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기판의 성능 차를 생각하면 정말 잘 나와준 덕에 버파2는 새턴 최초, 세가 최초의 밀리언 셀러가 되었지요. 물론 새턴 최후의 밀리언 셀러라는 기록도 함께 가지고 있는 건 비밀입니다(...).

6. PC판 버파2는 새턴판을 기초로 하여 제작되었지만 아무래도 PC 쪽의 사양이 조금 더 좋았기 때문에 살짝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새턴판에서 삭제된 쉐이딩을 PC판에서는 적용할 수가 있었는데, 문제는 애초에 모델링 자체가 조금 후줄근했기 때문에 쉐이딩을 적용하면 더욱 조악한 그래픽을 볼 수 있었지요. 게다가 키보드로 하는 버파는 영 탐탁치 않았기에 호기심에 사 보긴 했지만 결국은 창고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7. 세월은 흘러 세가는 세가 에이지스 시리즈로 버파2를 내겠다고 발표합니다. 그간 나왔던 게임들이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팬들이 불안해 했지만 세가는 단 한 번도 완벽하게 이식된 적이 없었던 이 게임을 완전하게 재현해 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지요. 하지만 원작이 너무 오래된 탓에 일부 소스를 찾을 수 없었던 제작진은 결국 에뮬레이터로 돌려버리고 맙니다. 그 후 발매된 파이팅 바이퍼즈나 라스트 브롱크스도 마찬가지로 에뮬레이터.

8. 어찌 됐건 새턴판보다는 그럴 듯한 그래픽으로 발매된 플스2판 버파2였습니다만, 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프레임. 사실 원작은 초당 57.5프레임이라는, 뭔가 어정쩡한 느낌의 프레임 레이트를 보여주었습니다만 이것은 모델2 기판의 사양 문제로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요. 문제는 대부분 60hzh로 작동하는 일반 TV에서는 초당 2.5프레임이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 것입니다. 덕분에 게임을 하고 있으면 계속 탁탁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 나왔고, 결국 세가는 파이팅 바이퍼즈에서 60프레임으로 동작하도록 옵션을 추가하게 됩니다.

9. 이건 덤. 새턴판과 플스2판, 그리고 에뮬레이터의 그래픽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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