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나부랭이/동우군과 이것저것.

24화. 동우군과 조금 이상한 스파2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친구인 N군의 아버지께서 컴퓨터 판매점을 개업하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집과 반대 방향이었던 데다 초등학생 걸음으로 30분쯤 걸리는 거리였음에도, 저는 당연히 N군의 꼬임에 넘어갔지요. 그곳에서 본 것이 바로 PC판 스트리트 파이터 2. 정확히 말하자면 정영덕 씨가 만든 버전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식도를 보여준 게임입니다만, 12살 꼬맹이가 뭐 그런 걸 따지겠어요. 그냥 스파2니까 어이구야, 좋구나! 하면서 노는 거지. 게다가 공짜잖아요. 그래픽은 슈패미 버전을 캡쳐해서 사용하고, 혼자 하려면 2P로 해야 하고, 판정은 엉망이고, 캔슬 연속기도 안 되지만, 어쨌든 스파2니까요.

  사실 스파2의 PC판은 U.S. GOLD라는 회사에서 캡콤의 라이센스를 얻어 제작한 정식 PC판이 있지만, 이쪽은 정영덕씨 버전 이상으로 이식도가 개판인 데다, 결정적으로 2버튼 시스템이라 망했어요. 레버 입력으로 강/중/약을 조절하는 시스템인데, 앉아 강킥을 쓰려면 앉은 상태에서 ↑+킥을 입력해야 하는 괴랄한 시스템. 아마추어가 혼자 만든 것도 6버튼을 재현하고 있는데…. 그래픽만은 꽤 잘 나왔지만 그나마도 정영덕씨가 고대로 가져다 쓰는 바람에(…) 메리트가 없지요. 다만 이 U.S. GOLD판의 그래픽을 사용한 정영덕씨 버전은 도무지 구할 수가 없네요.


여담1: 오픈 소스인 덕에 무수한 개조판이 나왔지요. 심지어는 이걸 가지고 용호의 권을 재현한 사람도...


여담2: 정영덕씨는 나중에 이걸 가지고 책도 냈다네요. SF-2 제작자와 함께 하는 게임만들기라나 뭐라나...


라이센스 표시는 하고 있네요. 그래봐야 해적판이지만.


타이틀 화면의 센스는 뭐랄까… 좀….


오프닝이 사라진 대신 캐릭터의 프로필 소개가….

근데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게 함정.



한글입니다, 한글.


새로운 도전자 출현!!


원작에선 불가능했던 동캐릭터 대전도 가능.


모으기 계열 필살기는 안 모으고도 나가네요.


버그인 것 같은데, 요가파이어나 요가프레임에 맞으면 대미지 동작이 안 나와요.


그래도 브랑카의 X-선 촬영은 재현.


파동권이 화면 안에 남아 있어도 또 쓸 수 있습니다. 안 나가지만….


이건 그래픽 좋았던 U.S. GOLD판.

이 게임의 가치는 정영덕씨 버전의 그래픽이 향상되는 데 공헌했다… 정도?


꼴에 로딩도 있어요.


그래픽은 멀쩡한데…. 그래픽은….


대전 영상. 지금 보면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