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한 가지 일러 둔다.
나는 아직까지 '장애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우'이든 '장애인'이든 그들이 처한 상황은 변하지 않고,
또 그들이 우리의 곁에 있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는다.
...
토요일.
늦게 끝났다=_=;;;
게다가 전철에 사람이 많다.
인천행 열차가 3번을 지나가고 나서야,
전철에 들어설 마음이 생겼다.
언제나처럼, 출입문 옆에 자리를 잡고
창 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
시각장애인 두 명이 탔다.
안내견과 함께.
조그마한 강아지에게도 공포를 느끼는 나인데,
이 놈의 안내견은 뭘 삶아 먹었는지,
우리 고양이 몸집의 5배는 됨직하다.
그런 놈이 내 발치에 있으니......
이건 도망갈 곳도 없고, 완전 핀치.
그런데 문득, 그 시각장애인들이 전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똑똑히 들리는 바람에
들어버리고 말았다.
대충 들으니 그들은 인천에 유람선을 타기 위해 가는 듯 하다.
'유람선'을 타는 목적을 생각하니
더욱 그들에게 관심이 간다.
창 밖을 바라보며,
최대한 신경을 집중해 내가 얻은 정보는
시간 문제로 그들이 유람선에 탈 수 없게 되었다, 라는 사실.
(그 때가 4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유람선은 4시 30분까지라더라)
그러자 여자쪽에서 남자에게
"일단 가보고, 안 되면 바다...... 에서 놀다 오자."
보통은
"바다나 보고 오자."
라고 쉽게 해 버릴 그 말을,
그는 한 숨 쉬어 갔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우리가 쉽게 상상할 법한 우울함은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면 회색 공기가 가득한 전철 안에
오직 그들만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법당에 향내 풍기듯 전해져 오는 활기,
창 밖에 핀 벚꽃,
맑은 하늘.
좋은 날의,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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