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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잡담.../애매모호 잡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보다 4살 아래이셨던 할머니께서는 결국 할아버지보다 꼭 4년을 더 사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올해 94세이셨고 고모님의 말씀으로는 말년에도 큰 병 없이 돌아가셨다니 흔히들 하는 말로 '호상'이라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할머니께는 그다지 정도 없었던지라 눈물도 나지 않더군요. 3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이 분도 아버지의 어머니. 가정사정이 약간 복잡합니다) 때는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 퇴근 후에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이번에는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것 같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저희 친가 쪽은 강원도가 거점(?)이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안동의 고모님 댁에서 돌아가신지라 빈소도 안동의 한 병원에 마련했더랩니다. 그런데 예법이 지방마다 다르다보니 이것저것에서 충돌이 생기다가 심지어는 할머니께 진지를 올리는 것도 이쪽에서는 하루 세끼 모두 올려야 된다 하고, 저쪽에서는 아침 저녁에만 올리는 것이다 하고 결국은 진외종조부님과 고모부님께서 시비가 붙으셔서 몇 시간을 계속 입씨름하시더군요. 양반네들이 예를 논하는데 우리네 상것들이 주제없이 끼어들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보고만 있었습니다만,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저럴 것까지야 있나 싶기도 하더군요.

 할아버지를 제천 납골당에 모신 터라, 할머니도 제천으로 모셔와 할아버지와 함께 모셨습니다. 납골함에 함께 계신 두 분을 보니 또다른 할머니가 생각나 괜시리 가슴이 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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