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친구인 N군의 아버지께서 컴퓨터 판매점을 개업하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집과 반대 방향이었던 데다 초등학생 걸음으로 30분쯤 걸리는 거리였음에도, 저는 당연히 N군의 꼬임에 넘어갔지요. 그곳에서 본 것이 바로 PC판 스트리트 파이터 2. 정확히 말하자면 정영덕 씨가 만든 버전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식도를 보여준 게임입니다만, 12살 꼬맹이가 뭐 그런 걸 따지겠어요. 그냥 스파2니까 어이구야, 좋구나! 하면서 노는 거지. 게다가 공짜잖아요. 그래픽은 슈패미 버전을 캡쳐해서 사용하고, 혼자 하려면 2P로 해야 하고, 판정은 엉망이고, 캔슬 연속기도 안 되지만, 어쨌든 스파2니까요.
사실 스파2의 PC판은 U.S. GOLD라는 회사에서 캡콤의 라이센스를 얻어 제작한 정식 PC판이 있지만, 이쪽은 정영덕씨 버전 이상으로 이식도가 개판인 데다, 결정적으로 2버튼 시스템이라 망했어요. 레버 입력으로 강/중/약을 조절하는 시스템인데, 앉아 강킥을 쓰려면 앉은 상태에서 ↑+킥을 입력해야 하는 괴랄한 시스템. 아마추어가 혼자 만든 것도 6버튼을 재현하고 있는데…. 그래픽만은 꽤 잘 나왔지만 그나마도 정영덕씨가 고대로 가져다 쓰는 바람에(…) 메리트가 없지요. 다만 이 U.S. GOLD판의 그래픽을 사용한 정영덕씨 버전은 도무지 구할 수가 없네요.
여담1: 오픈 소스인 덕에 무수한 개조판이 나왔지요. 심지어는 이걸 가지고 용호의 권을 재현한 사람도...
여담2: 정영덕씨는 나중에 이걸 가지고 책도 냈다네요. SF-2 제작자와 함께 하는 게임만들기라나 뭐라나...
라이센스 표시는 하고 있네요. 그래봐야 해적판이지만.
타이틀 화면의 센스는 뭐랄까… 좀….
오프닝이 사라진 대신 캐릭터의 프로필 소개가….
근데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게 함정.
한글입니다, 한글.
새로운 도전자 출현!!
원작에선 불가능했던 동캐릭터 대전도 가능.
모으기 계열 필살기는 안 모으고도 나가네요.
버그인 것 같은데, 요가파이어나 요가프레임에 맞으면 대미지 동작이 안 나와요.
그래도 브랑카의 X-선 촬영은 재현.
파동권이 화면 안에 남아 있어도 또 쓸 수 있습니다. 안 나가지만….
이건 그래픽만 좋았던 U.S. GOLD판.
이 게임의 가치는 정영덕씨 버전의 그래픽이 향상되는 데 공헌했다… 정도?
꼴에 로딩도 있어요.
그래픽은 멀쩡한데…. 그래픽은….
대전 영상. 지금 보면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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