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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잡담.../동영상+잡담

링 오브 레드 오프닝 영상


  플스2의 초기작인 'Ring of Red'의 오프닝 영상입니다. 그 동안 계속 찾고 있었는데 이제야 구하게 되었네요. 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지만, 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팔아치우는 게임은 다들 레어 품목이 되는 듯? 레어라 하기엔 가격이 바닥이지만.
  오프닝 영상은 2차대전 당시의 기록 영상에 CG를 합성한 녀석입니다. 2족 보행 로봇이 등장하긴 하지만, 게임 본편의 분위기도 오프닝처럼 꽤 건조한 편이에요. 게임의 스토리는 2차대전 이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가상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게임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어느 정도 플레이어의 개입을 허용하는 전투 시스템이 꽤 독특한 편이고(전략보다 플레이어의 실력에 의해 전황이 바뀌던 SD건담 시리즈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 외에는 전통적인 턴제 시뮬레이션RPG의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래픽이 조금 부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준수하게 만들어진 편입니다.
  문제는 바로 게임의 스토리. 프롤로그를 대충 요약하자면...

○ 태평양전쟁이 일본의 포츠담 선언 거부와 소련의 참전으로 종결.
○ 전쟁 종결 후 일본은 38도선을 기준으로 분할, 미국과 소련에 의한 신탁 통치가 이루어짐.
○ 1950년, 북일본의 남침으로 일본전쟁 발발.
○ 1954년, 정전협정 체결
○ 그리고 10년 후...

  가상의 역사라고는 해도, 저걸 현실에서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는 그리고 그 때문에 군대에 끌려가야 하는 남성으로서는 좋게 봐 주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이 게임이 발매될 당시는 아직 우리나라에 콘솔 게임들이 정식 발매되기 이전이었던지라 그냥 대충 넘어갔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었다면 9시 뉴스데스크 쯤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게임과 게임하는 사람들을 까겠지이 게임은 픽션입니다라는 한 마디로 넘어가기엔 너무 대놓고 질렀다는 게 문제. 게다가 우리나라가 분단된 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게 일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나마 게임 시작 직후의 영상에 등장하는 일본 지도를 보면,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는 모양이니 그 정도로 만족해야 할까요.

  덧. 태평양전쟁이라 썼지만, 실제 게임과 매뉴얼에는 대동아전쟁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런 천하의 개쌍놈들.